1. MBTI 개관
성격유형검사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미국의 Isabel Briggs Myers와 그녀의 어머니 Katharine Cook Briggs가 공동으로 정신분석학자 Carl Jung의 심리유형이론에 근거하여 개발한 검사이다. 즉, 이 검사는 인식과 판단에 대한 융의 심리적 기능이론, 그리고 인식고 판단의 방향을 결정짓는 융의 태도 이론을 바탕으로 하여 제작된 검사이다. MBTI를 이애하기 위해서는 이 검사의 이론적 기초를 이루고 있는 융의 심리유형이론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융의 심리유형이론에 의하면, 개인이 외부로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한 정보에 근거해서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있어서 선호하는 방법이 개인마다 서로 다르고 독특하다는 것이다. 융은 인간의 행동이 겉으로 보기에는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제멋대로이고 변화가 매우 심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나름대로 질서정연하고 일관성이 있으며 특징적임 몇 가지 경향성이 있다고 보았다. 그는 이러한 경향성을 먼저 개인의 주의집중과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 ‘내향성과 외향성’으로 구분하였다. 외향적 태도를 가진 사람은 외부 세계의 사람이나 사물에 관심을 둔다. 이들은 외부 환경의 자극을 찾아 나서고 행동적이며 솔직하고 말하기를 좋아하며 사교적이다. 반면에 내향적 태도를 가진 사람은 자기 자신의 안으로 몰입하면서 자기 내부 세계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관념에 관심을 둔다. 사려 깊고 명상하기를 좋아하고 고독과 사생활을 즐긴다. 융은 개인의 정신 기능을 ‘감각과 직관’의 인식과 ‘사고와 감정’의 판단기능으로 분류하고 있다. 인식기능은 사물, 사건, 인간, 사상을 깨닫게 되는 다양한 방법을 가리킨다. 정보의 수집, 감각 또는 영감의 추구, 주목해야 할 자극의 선택 등이 모두 인식 기능에 해당된다. 판단 기능은 인식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 다양한 방법을 가리킨다. 의사결정, 평가, 자극을 인식한 후 취할 반응의 선택 등이 모두 판단기능에 해당된다. 이와 같은 정신 기능은 일종의 지향 기능으로서 여러 가지 상황이나 조건 속에서도 동일한 원리로 반응하게 하는 특정한 정신활동의 형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융은 심리유형이론에서 구체적으로 기술하지는 않았지만 외부 세계에 대처할 때 사람들의 판단과 인식의 경향성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음을 암시하였다. 판단과 인식은 외부세계에 대한 태도와 행동을 나타낸다. 외부세계에 대해 사고 또는 감정을 사용하는 사람의 행동 특징은 판단 쪽의 특성을 따르고, 감각 또는 직관을 사용하는 사람의 특징은 인식 쪽의 특징을 따른다. 사람들은 새로운 활동을 할 때 상황을 관찰하거나 받아들이기 위해 대개 인식기능을 먼저 사용하고 적합한 행동을 하기 위해 판단기능을 사용한다. 이때 인식형은 관찰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에 판단형은 적당히 인식한 뒤 재빨리 결론을 내리는 경향성이 있다.
2. MBTI의 성격 유형 분류
⑴ 4가지 선호 경향
선호경향이란, 융의 이론에 의하면, 교육이나 환경의 영향을 받기 이전에 이미 인간에게 잠재되어 있는 타고난 심리적 경향을 말하며, 개인은 자신의 기질과 성향에 따라 <표1>에 제시한 바와 같은 네가지 선호경향의 대립되는 둘 중 어느 하나의 범주에 속하게 된다는 것이다. 각각의 선호지표는 기본적인 선호경향 중 하나를 나타내고 있는데, 사람마다 행동이 다른 이유는 기본적인 선호경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른손잡이나 왼손잡이나 똑같이 양손을 모두 슬 수 있되, 자신이 주로 쓰는 손이 훨씬 편하고 잘 쓸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이든 여기서 말하는 서로 대립되는 두 경향성은 모두 가지고 있으나, 그 중 선호하는 경향이 분명히 있다. 선호경향은 사람들이 특정 상황에서 무엇에 주의를 기울이는가, 그리고 어떻게 결론을 내리는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간행동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표 1> MBTI의 네 가지 선호지표
① 외향성(Extoroversion) - 내향성(Introversion)
외향성- 내향성의 지표는 개인의 주의집중과 에너지의 방향이 외부로 향하는지 혹은 내부로 향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외향성의 사람들은 주의집중과 에너지가 주로 외부세계를 지향하고, 인식과 판단에 있어서도 외부의 사람이나 사물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야외에 나가서 활동을 해야 활력을 얻는다. 반면에 내향성의 사람들은 내적 세계를 지향하므로 바깥 세계보다는 자기 내부의 생각이나 아이디어에 더 관심이 많다. 관념적 사고를 즐기고 주로 실내의 활동을 좋아한다.
외향성 | 내향성 |
- 폭넓은 대인관계 - 자기 외부에 주의 집중 - 외부활동과 적극성 - 정열적, 활동적 - 말로 표현 - 경험한 다음에 이해 - 쉽게 알려짐 |
- 깊이 있는 대인관계 - 자기내부에 주의집중 - 내부활동과 집중력 - 조용함, 사색적 - 글로 표현 - 이해한 다음에 경험 - 서서히 알려짐 |
② 감각형(Sensing) - 직관형(Intuition)
이 지표는 개인이 정보를 인식하는 방식에서의 경향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감각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주로 감각을 통해 인식하고자 하기 때문에 오관에 의존하여 정보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은 ‘지금-여기’ 이 상황에 주어져 있는 것을 수용하고 처리하는 경향이 있어 구체적인 사실을 중시하며 실제적이고 현실적이다. 한편 직관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주로 직관을 통해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어 통찰 즉, 육감이나 영감에 의존하여 구체적 사상보다는 그 이면에 감추어진 의미나 관계를 보고자 한다. 이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이론적이며, 부분보다는 전체를 파악하려 하고 미래지향적이며 창조적이다.
감각형 | 직관형 |
- 오감에 의존 - 실제 경험 - 지금, 여기에 초점 - 정확, 철저한 일처리 - 사실적 사건 묘사 - 나무를 보려는 경향 - 가꾸고 추수함 |
- 육감과 영감에 의존 - 아이디어 - 미래 가능성에 초점 - 신속, 비약적인 일처리 - 비유적, 암시적 묘사 - 숲을 보려는 경향 - 씨를 뿌림 |
③ 사고형(Thinking) - 감정형(Feeling)
인식된 정보를 가지고 판단을 내릴 때 사고적 판단을 신뢰하는지, 또는 감정적 판단을 신뢰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사고형의 사람들은 객관적인 기준으로 정보를 비교 및 분석하고 논리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인간미가 적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으며, 객관성을 중시하는 과정에서 타인과 마찰을 일으킬 수도 있다. 반면에 감정형의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중시하여 객관적 기준이나 논리적인 분석보다는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점을 더 중시한다. 사람들과 관련된 일을 결정할 때 우유부단하거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사고형 | 감정형 |
- 사실에 관심 - 원리와 원칙 - 논리적, 분석적 - 맞다, 틀리다 - 객관적 판단 - 규범, 기준 중시 - 지적 논평 |
- 사람에 관심 - 의미와 관계 - 상황적, 포괄적 - 좋다, 나쁘다 - 정상참작 판단 - 나에게 주는 의미 중시 - 우호적 협조 |
④ 판단형(Judgement) - 인식형(Perception)
이것은 개인이 외부세계에 대처해 나갈 때 판단과 인식 중 어떤 과정을 선호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판단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외부세계에 대한 적응에 있어서 사고와 감정을 통한 판단과정을 주로 사용한다. 판단형은 의사결정을 하고 종결을 짓고 어떤 일이든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반면에 인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외부세계에 대처해 나갈 때 감각이나 직관을 통한 인식과정을 주로 사용한다. 인식형은 삶을 통제하고 조절하기보다는 상황에 맞추어 자율적으로 살아가기를 원한다. 또한 호기심이 많고 적응력이 높으며 새로운 사건이나 변화를 추구한다. 판단형은 하던 일을 끝내지 않고는 잠을 못 이루은 사람들인데 비하여, 인식형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벌이지만 뒷마무리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판단형 | 인식형 |
- 분명한 목적의식과 방향감각 - 철저한 사전계획 - 통제와 조정 - 신속한 결론 - 조직적, 체계적 - 두렷한 기준과 자기의사 - 과제의 완수 |
- 목적과 방향의 변화가능성 - 상황에 맞추는 개방성 - 융통과 적응 - 유유자적한 과정 - 자율적, 개방적 - 재량에 따라 처리하는 포용성 - 과제의 착수 |
⑵ 16가지 성격유형
MBTI 검사는 네가지 지표(E-I, S-N, T-F, J-P)에 각각 상호 대립되는 두 가지 경향성 중에서 어느 것을 더 선호하는가를 알아보는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지표에 대한 개인의 선호경향성은 검사점수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I점수보다 E점수가 더 높은 사람은 외향성으로 분류된다. 이때 E점수와 I점수의 차이를 환산한 점수를 E선호점수라 부르며 E10, E13 등과 같이 표시한다. 여기서 영문자는 선호의 방향을 가리키고, 숫자는 이러한 선호경향들을 조합하면 2×2×2×2=16가지의 성격유형이 나온다. 가령, 어떤 사람이 E-I 중 E를 선호하고 S-N중 S를 선호하며 T-F 중 T를 선호하고 J-P중 J를 선호한다면, 이 사람의 성격유형은 ESTJ가된다. 이와 같이 성격유형을 4개의 영문자로 나타내는데 영문자 표시의 순서는 아래와 같이 하며, 16가지 성격유형은 <표2>에 제시한다.
첫째 문자 : E 또는 I에 대한 선호
둘째 문자 : S 또는 N에 대한 선호
셋째 문자 : T 또는 F에 대한 선호
넷째 문자 : J 또는 P에 대한 선호
S | S | N | N | ||
I | ISTJ | ISFJ | INFJ | INTJ | J |
I | ISTP | ISFP | INFP | INTP | P |
E | ESTP | ESFP | ENFP | ENTP | P |
E | ESTJ | ESFJ | ENFJ | ENTJ | J |
T | F | F | T |
⑶ 성경유형별 주기능, 부기능, 열등기능
MBTI의 네 가지 각 지표의 선호경향은 나머지 세 지표의 선호경향과 부관하게 작용한다고 본다. 그리하여 위에 기술한 것처럼 16가지의 성격유형이 나오게 되는데, 선호경향 사이에는 역동적인 관계가 있다. 즉, 각 유형마다 한 과정이 주도적으로 작용하면 다른 과정은 보조적 기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각 성격 유형마다 고유한 주기능과 부기능을 가지고 있고, 또 이러한 기능을 외부 또는 내부의 방향으로 사용하게 하는 태도가 있기 때문에 16 가지 성격유형은 제각기 독특한 기질과 경향성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선호하는 기능을 발달시키고 또 이러한 기능을 선호하는 태도를 발달시킬 수 있을 때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다고 한다.
MBTI 검사 용어로 S-N과 T-F를 ‘기능’이라고 한다. 이 네가지 기능 중 어느 하나가 우세하거나 가장 선호하는 것이 되는데 이를 ‘주기능’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세계에서 주기능을 가장 잘 사용한다. 각 성격유형에서 사람들은 자기가 선호하는 태도(외향 또는 내향) 에 따라서 주기능을 사용한다. 외향성은 주로 외부세계에 대해 주기능을 사용하지만 내향성은 자기 내부세계의 생각이나 아이디어에 주기능을 사용한다.
주기능을 도와주고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부기능’이라고 한다. 주기능이 인식기능(S나 N) 중의 어느 하나가 된다면, 부기능은 판단기능(T나 F) 중의 어느 하나가 된다. 부기능은 외향과 soid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게 된다. 외향성의 경우 주기능이 바깥세계에 사용되지만 부기능은 내부세계에 사용된다. 내향성은 주기능이 내부세계에 사용되지만 부기능은 외부세계에 사용된다. 따라서 부기능이 발달됨에 따라 외부와 내부 세계에 적응할 수 있다. 부기능은 인식과 판단에 있어서도 균형을 이루게 해 준다. 즉, 주기능이 인식기능이라면 부기능은 판단기능이 되고, 주기능이 판단이근이라면 부기능은 인식기능이 된다. 따라서 부기능의 발달은 인식과 판단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게 한다.
‘열등기능’은 주기능 지표의 반대극을 말하는데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타나기 쉬운 모습이다. 열등기능이 작용하면 사람들은 평소의 자기 모습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된다. 예를 들어, 주기능이 T(사고형)인 경우 원리와 원칙에 충실하고 논리적이고 객관적 증거에 비중을 두는 바람직한 특성을 보이는 반면에, 이것이 열등기능으로 작용하게 되면 과도하게 비판적이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꼬치꼬치 따지고 고집을 부리는 등의 비합리적인 특성을 나타낸다.
3. 한국어판 MBTI
현재 MBTI는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심혜숙과 김정택에 의해 한국판 발행에 법적 계약을 맺고 1990년 G형 표준화 작업을 완성하였으며, 한국 MBTI 연구소를 설립하여 이 검사와 관련된 연구, 번역, 저술활동과 함께 전문가 양성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MBTI 검사의 성인용은 대체로 중학교 3학년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일반인에게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검사는 개인의 심리적 선호에 관한 문항들에 스스로 응답하게 하여 성격유형을 분류하는 설문형식의 지필검사이므로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부적합하며,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사람은 안정을 취한 후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이 검사는 개인적으로 실시할 수도 있고 집단적으로 실시할 수도 있다. 검사를 실시할 때는 우선 피검사자에게 이 검사의 성격과 목적, 응답방법을 주지시켜야 한다. 피검사자가 질문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어떤 답을 선택해야 할지 모를 경우에는 그 문항에 응답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 피검사자가 질문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경험해 보지 못한 문항은 응답해도 성격유형을 찾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MBTI의 검사결과는 상담, 진로지도와 직업선택, 협동과 공동 작업이 요구되는 상황, 의사소통 과정 등 여러 장면에서 활용될 수 있다. 상담 장면에서는 부부나 가족 간 서로의 성격유형을 이해하여 오해와 갈등을 해소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각 개인이 가진 선호경향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진로지도 및 직업선택 장면에서는 자신의 성격 유형에 맞는 전공이나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직장에서는 각자의 인식과 판단 유형에 적합하도록 배치할 수 있다. 협동 및 공동 작어 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각 성격유형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모임이나 회의를 가질 수 있고 상대방이 가진 장점을 배움으로ㅆ 집단 구성원으로 하여금 자기 발전을 꾀할 수 있게 한다. 의사소통 과정에서는 각자의 성격유형을 이해함으로써 오해와 갈등을 줄이고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며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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