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한번 더 별을 돌아보고 늦은 밤의 창문을 나는 닫는다 어디선가 지구의 저쪽켠에서 말 없이 문을 여는 사람이 있다 차겁고 뜨거운 그의 얼굴은 그러나 너그러이 나를 대한다 나직이 나는 묵례를 보낸다 혹시는 나의 밤을 헤매일 사람인가 그의 정체를 나는 알 수가 없다 다음 날 이른 아침 창문을 열면 또 한번 나의 눈을 대하게 된다 어디선가 지구의 저쪽켠에서 말 없이 문을 닫는 그의 모습을 나직이 나는 묵례를 보낸다 그의 잠을 이번은 내가 지킬 차롄가 그의 밤을 내가 지향없이 헤매일 차롄가 차겁고 뜨거운 어진 사람은 언제나 이렇게 나를 만난다 언제나 이렇게 나와 헤어진다 ㅡ 신동집, 어떤 사람 |
난 새벽을 좋아한다. 너의 아침을 준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중한 너의 하루, 그 시작을 위해 나는 무언가 준비를 하고 싶다. 그렇게 준비한 하루는 '우리'의 하루가 된다. 난 일찍 잠들기도 좋아한다. 늦게 잠드는 너가, 내 밤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너가 지켜주는 나의 밤은 외롭지 않다. 슬프지 않다. 괴롭지 않다. 그래서 고맙다. 고마운 만큼, 난 내일도 일찍 일어나서 너의 아침을, 우리의 아침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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