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네가 사는 곳에도 눈이 내리니? 산 위에 바다 위에 장독대 위에 하얗게 내려 쌓이는 눈만큼이나 너를 향한 그리움이 눈사람 되어 눈 오는 날 눈처럼 부드러운 네 목소리가 조용히 내리는 것만 같아 눈처럼 깨끗한 네 마음이 하얀 눈송이로 날리는 것만 같아 나는 자꾸만 네 이름을 불러본다 ㅡ 이해인, 겨울 편지 |
숨을 쉬기 어려울 때가 있다. 숨을 몰아 쉬어보기도 하고, 한숨을 크게 쉬어보기도 한다. 지치고 힘들 때마다, 사방이 답답하게 날 옥죄고 구석으로 몰아붙일 때, 남들은 가족이 응원해주고 격려해준다는데 내겐 그것마저 없을 때, 아니 없기만 하면 다행이지, 온갖 트집·조소·비아냥·명령·비난·저주가 날 휘감을 때, 숨을 쉬기 어렵다. 화생방실에 갇혀 있을 때만큼이나 신선한 공기에 목마르다.
너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을 거란 걸 안다.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주변 모든 것들이 왜곡되어 보이고, 대체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어떻게 사방에 단 하나도 없냐고 미친듯이 소리치고 싶은 느낌. 밝고 명쾌한 거라곤 존재하지 않고 모든 게 어둡고 절망적인 상황. 그렇게 아파하는 너를 위해,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지고 싶다. 너가 얼마나 아픈지 내가 온전히 이해한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치만 난 너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너에게 공감하고 싶고 너의 아픔을 나누고 싶다. 너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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