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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의 정수/고전시가의 정수

편시춘 (전문/해석/원문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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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시춘

 

아서라 세상사(世上事) 가소롭다. 군불견(君不見)

동원도리편시춘(東園桃李片時春) 창가소부(娼家小婦)야 웃들마라.

대장부 평생 사업 건연()히 지나가니

동류수(東流水) 굽이굽이 물결은 바삐바삐

백천(百川)이 동도해(東到海)라 하시(何時)에 부서귀(復西歸).

우산(牛山)에 지는 해는 제 경공(齊景公)의 눈물이요

분수(汾水) 추풍곡(秋風曲)(5) 한 무제(漢武帝)의 설움이라.

 

피 죽죽 저 두견(杜鵑)안 성성제혈(聲聲啼血) 한을 마라.

기천년(幾千年) 미귀혼(未歸魂)이 너도 또한 슬프련만

천고상심(千古傷心) 우리 인생 봄마다 수심이라.

낙양성동(洛陽城東) 낙화(洛花)소식 공자 왕손(公子王孫)처량하구나.

천춘 꿈을 놀라 깨니 백발(白髮) 설움 더욱깊다.

오릉금시(五陵金市) 은안백마(銀鞍白馬) 당시행락(當時行樂) 내련마는

장안청루(長安靑樓) 소년들은 저 혼잔 듯 자랑한다.

 

창강(滄江)에 배를 띄어 풍월(風月)을 가득 싣고

범범중류(泛泛中流) 내려가니 백구비거(白鷗飛去)뿐이로다.

어디서 비파(琵琶) 소리 곡종(曲終) 인불견(人不見) 수봉청(數峯靑)하니

소상고적(瀟湘古蹟)이 방불(彷彿)하구나.

음풍(陰風)이 노호(怒號)하여 탁랑(濁浪)이 배공()이라

잔나비 우는 곳에 만속상사(萬古常事) 꿈을 깨니 동정호(洞庭湖) 저기로다.

 

저 건너 성낸 조수(潮水) 절강일시(浙江一時) 분명하구나

은은한 옛 사당은 상산사(湘山祠)(12) 형적(形跡)인가.

일호주(一壺酒) ()토록 만고사(萬古事)가 암암(暗暗)이라.

유영()이 기주(嗜酒)한들 분상토(墳上土)에 술이 오랴.

아마도 우리 인생 춘몽(春夢)과 같으오니 한잔 먹고 즐겨보세.

 

이해와 감상

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목을 풀기 위하여 부르는 단가이다. 그리 오래된 단가로 보이지 않으며 일제 때 많이 불리던 단가이다. 임방울(林芳蔚)이 잘 불러 유명해졌다. 이 단가를 편시춘이라 하는 것은 첫머리에 군불견(君不見) 동원도리(東園桃李) 편시춘(片時春) 창가소부(娼家笑夫) 웃들말아.”라고 하는 데에서 나온 말이다.

청춘이 늙어감을 한탄하는 내용으로 일제 때 나라 잃은 백성들의 설움에 감정이 맞아 많이 부르게 된 것이다. 중모리장단에 평조로 되어 있으나 대목 대목 설움조가 끼이기 때문에 슬픈 느낌을 준다.

 

* 참고문헌 : 한국가창대계(이창배, 홍인문화사, 1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