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부가 - 작자미상
내 말씀 미친 소리인가 저 화상을 구경허게 → 3인칭 화자를 통해 대상과 거리를 둠 * 3인칭 화자의 소개
남촌 한량 개똥이는 부모 덕에 편이 놀고
호의호식 무식허고 미련허고 용통*하야
눈은 높고 손은 커서 가량* 없이 주제 넘어
시체*따라 의관하고 남의 눈만 위하것다 → 유행을 따르는 사치스런 생활
긴긴 봄날 낫잠자기 아침저녁으로 반찬 투정
매팔자*로 무상 출입 매일 취해 게트림*과 → 무위도식하며 방탕하게 사는 모습
이리 모여 노름 놀기 저리 모여 투전질에
기생첩 치가*하고 오입쟁이* 친구로다
사랑에는 조방꾸니* 안방에는 노구*할미
조상이름 떨치세 하고 세도 구멍 기웃기웃 → 개똥이가 양반 출신임을 알 수 있음
염량*보아 진봉*허기 재업*을 까불니고
허욕으로 장사허기 남의 빚이 태산이라
내 무식은 생각 않고 어진 사람 미워하기
후할 데는 박하여서 한 푼 돈에 땀이 나고 → 인색함
박할 데는 후하여서 수백 냥이 헛 것이라
승기자*를 염지*하니 반복소인* 허기진다
내 몸에 유리할 대로 남의 말을 탄하지* 않고
친구 벗은 조화하며 제 일가는 불목*하며
병 날 노릇 모두 허고 인삼 녹용 몸 보신하기와
주색잡기 모두 하야 돈 주정을 무진하네
부모 조상 돈망*하여 계집자식 재물 수탐*
일가친척 구박하며 내 인사는 나중이요 남의 흉만 잡아낸다.
내 형세는 개차반에 경계판*을 짊어지고 → 자신의 행동은 엉망이면서 남에게 충고하고 참견하는 모습
없는 말도 지어 내고 시비의 선봉이라
날 데 없지만 용전여수* 상하탱석* 하여 가니
손님은 채객*이요 윤의*는 나 몰라라 → 돈으로 인한 윤리의 파괴. 경제적 몰락과 도덕적 타락.
입구멍이 제일이라 돈 날 노릇 하여 보세 → 먹는 것만을 중시함
전답 팔아 변돈* 주기 종을 팔아 월수* 주기
구목* 베어 장사하기 서책 팔아 빚 주기 → 구목과 서책은 양반의 상징물. 몰락한 양반의 모습.
동네 상놈 부역이요 먼 데 사람 행악이며
잡아오라 꺼믈니라* 자장격지* 몽둥이질
전당 잡고 세간 뺏기 계집 문서로 종 삼기와
살 결박에 소 뺏기와 불호령에 솥 뺏기와 → 가난한 양민들에게 횡포를 부려 인심을 잃음
여기저기 간 곳마다 적실인심* 허겟고나
사람마다 도적이오 원망하는 소리로다 이사나 하여 볼가
가장*을 다팔아도 상팔십*이 내 팔자라
종손 핑계 위전* 팔아 투전질이 생애로다
제사 핑계 제기 팔아 관재구설* 일어난다
뉘라셔 도라 볼가 독부*가 되단 말가
가련타 저 인생아 일조* 걸객이라
대모관자 어디 가고 물레 줄은 무슨 일인고
통영갓은 어디 가고 헌 파립*에 통모자라
주체*로 못 먹던 밥 책력 보아 밥 먹는다. → 삼순구식하는 모습
양볶이는 어디 가고 씀바귀를 단 꿀 빨듯
죽녁고* 어디가고 모주 한 잔 어려워라
울타리가 땔나무요 동네 소금 반찬일세
각장 장판 소라 반자 장지문이 어디 가고
벽 떨어진 단칸방에 거적자리 열두 닢에
호적 종이 문 바르고 신주보가 갓끈이라
은안준마* 어디 가며 선후 구종* 어디 간고
석새* 짚신 지팡이에 정강말*이 제격이라
삼승 버선 태사혜*가 어디 가고 끄레발*이 불쌍허고
비단 주머니 십륙사끈* 화류면경* 어디 가고
버선목* 주머니에 삼노끈 꿰어 차고
돈피* 배자* 담뷔 휘양* 어듸 가며 능라주의* 어디 간고
동지 섯달 베창옷에 삼복다름* 바지거죽
궁둥이는 울근불근 옆걸음질 병신같이
담배 없는 빈 연죽을 소일조로 손에 들고
어슥비슥 다니면서 남의 문전 걸식하며
역질 핑계 제사 핑계 야속허다 너의 인심 원망헐사 팔자타령 * 개똥이에 대한 비판
저 건너 꽁생원은 제 아비의 덕분으로 돈 푼이나 가졋드니
술 한 잔 밥 한 술을 친구 대접 하였던가
주제 넘게 아는 체로 음양술수* 탐호하야*
당발복* 구산하기* 피란곳* 찾아 가며
올 적 갈 적 행노상*에 처자식을 흩어 놓고
유무상조* 아니하면 조석난계* 할 수 없다.
사인취물* 허자 허니 두번째엔 아니 속고
공납 범용 허자 허니 일가집에 부자 없고
뜬 재물* 경영허고 경향* 없이 싸다니며
재상가에 부탁질하다 봉변허고 물러서고
남의 고을에 걸태* 갔다 혼금*에 쫓겨 와서
혼인 중매 혼자 들다 무렴* 보고 뺨 맞으며
가대문서* 구문* 먹기 핀잔 먹고 자빠지기
불리 행세 찌그렁이* 위조문서 비리 호송
부자나 후려 볼까 감언이설 꾀어 보세
언막이*며 보막이*며 은점이며 금점이며
대로변에 색주가며 노름판에 푼 돈 떼기
남북촌에 뚜쟁이*로 인물 초인* 하여 볼까
산진매* 수진매*에 사냥질로 놀러갈 때
대종손 양반 자랑 산소가 팔아 볼까
혼인 핑계 어린 딸은 백 냥 딸이 되었구나
아내는 친정살이 자식들은고생살이
일가*에게 눈이 희고* 친구에게 손가락질
부지거처* 나가더니 소문이나 들어볼까 * 꽁생원에 대한 비판
산너머 꾕생원은 그야말로 하우*로다
거들어서 한 말 자랑 대장부의 결기*로다
동네 존장* 몰라 보고 이소능장* 욕하기와
의관열파* 사람 치고 맞았다고 떼쓰기와
남의 과부 겁탈하기 투장* 간 곳 청병*하기
친척집의 소 끌기와 주먹다짐 일쑤로다
부자집과 긴밀한 척 친한 사람 이간질과
월수돈 일수돈 장별리* 장체기*며
제 부모에게 몹쓸 짓
투전꾼과 조화하며 손목 잡고 술 권하며
제 처자는 몰라 보고 노리개로 정표* 주며
자식 노릇 못하면서 제 자식은 귀이 알며
며느리는 들볶으며 봉양 잘못 호령한다
기둥 베고 벽 떨어라 천하 난봉 자칭하니
부끄럼을 모로고셔
주리 틀려 경친* 것을 옷을 벗고 자랑하며
술집이 안방이요 투전방이 사랑이라
늙은 부모 병든 처자 손톱 발톱 젖혀가며
잠 못 자고 길쌈 한 것 술 내기로 장기 두고
책망 없이 버린 몸이 무슨 생을 못하여서
누이 자식 조카 자식 색주가로 환매하며
부모가 걱정하면 와락 더러 부르대며*
아내가 사설하면 밥상 치고 계집치기
도망산에 묘를 썼나 저녁 굶고 또 나간다
포도청 귀신 되었는지 듣도 보도 못할레라 * 꾕생원에 대한 비판
* 용통 : 소견머리가 없고 매우 미련함
* 가량 : 어떤 일에 대하여 확실한 계산은 아니나 얼마쯤이나 정도가 되리라고 짐작하여 봄
* 시체 : 유행
* 매팔자 : 빈들빈들 놀면서도 먹고 사는 걱정이 없는 경우를 이르는 말
* 게트림 : 거만스럽게 거드름을 피우며 하는 트림
* 치가 : 집안일을 보살펴 처리함
* 오입쟁이 : 오입질(아내가 아닌 여자와 성관계를 가지는 것)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 조방꾸니 : 오입판에서 남녀 사이의 일을 주선하고 잔심부름 따위를 하는 사람
* 노구 : 늙은 여자
* 염량 : 더위와 추위. 세력의 성함과 쇠함
* 진봉 : 권문 세가에 뇌물을 갖다 바침
* 재업 : 재산
* 승기자 : 자신보다 나은 사람
* 염지 : 싫어함
* 반복소인 : 줏대 없이 언행을 이랬다저랬다 하여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없는 옹졸한 사람
* 탄하다 : 남의 일을 아랑곳하여 시비하다.
* 불목 : 화목하지 않음
* 돈망 : 갑자기 잊음
* 수탐 : 무엇을 알아내거나 찾기 위하여 조사하거나 엿봄
* 경계판 : 행동을 깨우치는 말이 적힌 판
* 용전여수 : 돈을 물처럼 쓴다.
* 상하탱석 :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윗돌 빼서 아랫돌 괸다는 뜻으로, 몹시 꼬이는 일을 당하여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맞추어서 겨우 유지해 감을 이르는 말.
* 채객 : 빚쟁이
* 윤의 : 윤리와 의리
* 변돈 : 이자를 무는 빚돈
* 월수 : 본전에 이자를 합하여 일정한 액수를 달마다 거두어들이는 일. 또는 그 빚.
* 구목 : 무덤의 풍치를 위해 가꾼 나무
* 꺼믈니라 : 꺼둘리다. 움켜잡고 함부로 휘두르다.
* 자장격지 : 무슨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고 손수 함
* 적실인심 : 인심을 자꾸 잃음
* 가장 : 집안의 물건
* 상팔십 : 상수 팔십. 나이가 많도록 오래 사는 것.
* 위전 : 제사산소에서 제사를 지내는 데 드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하여 경작하는 밭
* 관재구설 : 관가로부터 받는 재앙과 시비
* 독부 : 외로운 인심을 잃어 도움을 받을 곳이 없는 외로운 남자
* 일조 : 하루 아침
* 파립 : 해어지거나 찢어져 못 쓰게 된 갓
* 주체 : 술을 마셔서 생기는 체증
* 죽녁고 : 푸른 대쪽을 불에 구워서 받은 진액을 섞어 만든 소주
* 모주 : 재강(술을 거르고 남은 찌꺼기)에 물을 타서 뿌옇게 걸러 낸 탁주
* 은안준마 : 은으로 장식한 안장을 얹은 좋은 말
* 구종 : 벼슬아치를 모시고 다니던 종
* 석새 : 240올의 날실로 짠 베라는 뜻으로, 성글고 굵은 베를 이르는 말
* 정강말 : 아무것도 타지 않고 자기 두 발로 걷는 것
* 태사혜 : 남자의 마른신의 한 가지로 울을 비단이나 가죽으로 하고, 코와 뒤축 부분에 흰 줄무늬를 새기어 놓았음
* 끄레발 : 단정하지 못하고 어수선한 옷차림
* 십륙사끈 : 날이 고운 끈
* 화류면경 : 자단(자단나무)으로 틀을 댄 거울
* 버선목 : 발목에 닿는 버선 부분
* 돈피 : 담비의 모피
* 배자 : 저고리 위에 입는 조끼 모양으로 생긴 덧저고리
* 휘양 : 추울 때 머리에 쓰던 모자의 하나. 남바위와 비슷하나 뒤가 훨씬 길고 볼끼를 달아 목덜미와 뺨까지 싸게 만들었는데 볼끼는 뒤로 잦혀 매기도 하였다.
* 능라주의 : 비단옷과 명주옷을 아울러 이르는 말
* 삼복다름 : 삼복더위
* 음양술수 : 길흉화복을 점치는 방법
* 탐호하다 : 매우 즐기며 좋아하다
* 당발복 : 당대 발복
* 구산하다 : 산소 쓸 자리를 구하다
* 피란곳 : 나리를 피하기에 알맞은 고장
* 행노상 : 돌아다니는 길
* 유무상조 :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도움
* 조석난계 : 아침 저녁을 먹지 못함
* 사인취물 : 사람을 속여 물건을 얻음
* 뜬 재물 : 허황된 재물
* 경향 : 서울과 시골
* 걸태 : 걸태질. 염치나 체면을 차리지 않고 재물 따위를 마구 긁어 모으는 일을 낮잡아 이르는 말.
* 혼금 : 관가에서 집안의 출입을 금하는 일
* 무렴 : 허물을 용서해 준다고 쓴 문서
* 가대문서 : 집문서
* 구문 : 흥정을 붙여 주고 그 보수로 받는 돈
* 찌그렁이 : 남에게 억지로 떼를 쓰는 것
* 언막이 :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막은 둑
* 보막이 : 보를 막기 위해 둑을 막거나 고치는 일
* 뚜쟁이 : 부부가 아닌 남녀가 정을 통할 수 있도록 소개하는 사람
* 초인 : 사람을 오라고 부름
* 산진매 : 산지니
* 수진매 : 수지니
* 일가 : 한집에서 사는 가족. 한집안.
* 눈이 희다 : 눈을 흘기고
* 부지거처 : 있는 곳을 알 수가 없음
* 하우 : 아주 어리석고 못남. 또는 그런 사람.
* 결기 : 못마땅한 것을 참지 못하고 성을 내거나 왈칵 행동하는 성미
* 존장 : 지위가 자기보다 높은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
* 이소능장 : 젊은 사람이 나이든 사람에게 무례함
* 의관열파 : 옷과 갓을 찢고 부숨
* 투장 : 남의 산이나 묏자리에 몰래 자기 집안의 묘를 쓰는 일
* 청병 : 떡을 달라고 함
* 장별리 : 장터에서 꾸는 돈의 변리
* 장쳬기 : 장에서 돈을 비싼 변리로 꾸어 주고 장날마다 돈을 받는 일
* 정표 : 간절한 정을 드러내 보이기 위하여 물품을 줌. 또는 그 물품.
* 경치다 : 혹독하게 벌을 받다.
* 무상 : 어떤 행위에 대하여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음
* 부르대다 : 남을 나무라기나 하는 듯이 거친 말로 야단스럽게 떠들어 대다
갈래 : 가사 성격 : 비판적, 풍자적, 사실적 주제 : 도덕적 타락에 대한 비난과 경계 표현상의 특징 : - 열거와 반복을 통해 봉건적 윤리 의식의 파탄과 양반 사회의 붕괴를 드러냄 화자 : 세 양반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나' 시적 상황 : 화자가 세 양반(상층, 중층, 하층)들의 행적을 열거하며 비판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정서 : - 태도 : 풍자적, 비판적, 사실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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