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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

다시는 자살을 꿈꾸지 않으리라 - 카뮈 삶에 대한 절망이 없이는 삶에 대한 사랑도 없다······ 이렇게 나는 이 글 속에서 제법 장엄스럽게 썼다. 그 당시 진정한 의미에서 절망의 시기를 지내지 못했기에 내가 한 말이 얼마나 옳은가를 미처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그 뒤 그러한 시기가 닥쳐와 내 마음 속의 모든 것을 파괴당하고, 다만 절망 깊숙이 숨어있는 들끓는 삶에의 의욕이 맹렬히 솟구쳤을 때, 절망 뒤의 굶주린 열정을 진지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ㅡ 카뮈, 다시는 자살을 꿈꾸지 않으리라 中 그 누구도 우리의 인생을 몇 번의 실패로 설명할 수 없다. 실패는 시작과 과정을 설명할 수는 있을지언정,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의지는 결코 설명해 낼 수 없다. 우리는 살면서 어려운 상황을 많이 만난다. 그럴 때마다 이것이 내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중국 철학의 인간 개념 연구 -인식 방법의 전환을 중심으로- ㅡ 김원열 (중국의) 전통철학은 역사적 연원이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규정은 특정 학파와 개별 사상가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통철학에서 인간 규정은 공통된 체계와 방법을 바탕으로 한다. 예를 들어 '인간과 자연'의 교섭 관계에서 양자의 동일성에 기반을 둔 '자연적' 또는 '본성적' 인간 규정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전통적인 사유체계는 인간의 자연적 측면만을 강조한 논리로, 인간과 다른 존재들의 특성을 철저히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전통적인 사유체계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도 성왕을 진리의 기준으로 한 연역적 방법의 논리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볼 때 일반 백성들은 오직 성왕을 위해서만 즉자적으로 존재할 뿐이다. 왜냐하면 전통철..
갈등하는 美의 화신, 수로부인 - 이승수 노인은 수로의 미적 욕구를 해결해준다. 이런 면에서 노인은 로맨스의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하다. 해룡은 노인과는 성격이 다른 구애자이다. 그는 물리적인 힘을 행사하여 수로의 몸을 취한다. 그러나 이는 사회적으로(윤리적으로) 용납되기 힘들며, 그 사랑이 지속되기도 힘들다. (일방적이고, 강제적이기 때문에) 이때 노인은 여론의 힘(이것이 사회이고 윤리이다)을 움직여 수로를 곤경에서 구해준다. 아니 순정공을 도와준다. ···(중략)··· 이렇게 본다면 이 이야기는 수로라는 한 여인을 사이에 둔 세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로맨스이고, 확대하면 세상의 남녀관계를 세 유형으로 상징화한 이야기다. 세 관계를 도식화해보면, 순정공과 수로는 관습적 관계, 노인과 수로는 정신적 관계, 해룡과 수로는 본능적 관계가 된다. 세 ..
채근담 - 홍자성 風來疎竹 風過而竹不留聲雁度寒潭 雁去而潭不留影故君子 事來而心始現 事去而心隨空 무성한 대나무밭에 바람이 불어도, 바람이 지나간 대밭에 소리는 머물러 있지 않는다.기러기가 차가운 연못을 건너가도, 기러기가 지나간 연못에 그림자는 머물러 있지 않는다.군자는 일이 생기면 마음이 비로소 나타나고, 일이 없어지면 마음을 비워야 하는 것이다. ㅡ 홍자성, 채근담 中 상황에 대한 집착 역시, 타인에 대한 집착만큼이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노력, 경쟁, 쟁취로 설명하는 데 익숙하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삶을 살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반드시 그것이 옳다고 보긴 어렵다. 나의 손을 떠난 것은 보낼 줄 알아야 한다. 최선을 다했던 시험결과가 그렇고,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이 그렇다. 운명론적 세계관은..
수오재기 - 정약용 수오재(守吾齋)라는 것은 큰 형님이 그 집에 붙인 이름이다. 나는 처음에 의심하며 말하기를, “사물이 나와 굳게 맺어져 있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것으로는 나[吾]보다 절실한 것이 없으니, 비록 지키지 않은들 어디로 갈 것인가. 이상한 이름이다.”하였다. 내가 장기로 귀양 온 이후 홀로 지내면서 정밀하게 생각해 보았더니 하루는 갑자기 이런 의문점에 대해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 정약용, 수오재기 中 삶이 단속적 순간을 맞이했을 때 우리는 추진력을 잃는다. 단속적 순간은 우리에게 벽으로 느껴진다. '나'라는 사람을 규정하고 그 한계를 긋는 벽. 우리는 그 벽 안에서 살기를 강요받는다. 주제를 알아라. 분수를 알아라. 딴 거 해라. 니가 그걸 어떻게 하냐. 수많은 편견·조롱·비아냥 등은 더욱더 그 벽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