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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의 정수/고전시가의 정수

죽장망혜 (전문/해석/원문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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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장망혜

 

죽장망혜 단표자(竹杖芒鞋 單瓢子)

천리강산 들어를 가니 폭포도 장()히 좋다마는

여산(廬山)이 여기로구나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은 옛말 삼아 들었더니

의시은하락구천(疑是銀下落九千)

과연 허언(虛言)이 아니로다

그 물에 유두(流頭)하여 진금(塵襟)을 씻은 후로

석경(石逕)의 좁은 길로 인도(引導)한 곳 내려가니

저익(沮溺)은 밭을 갈고 사호(四浩)선생 바둑 둔다

기산(箕山)을 넘어들어 영수(潁水)로 내려가니

허유(許由)는 어찌하여 팔 걷고 귀를 씻고

소부(巢父)는 무삼일로 소 고삐를 거사렸노

창랑가(滄浪歌) 반겨 듣고 소리좇아 내려가니

엄릉탄(嚴陵灘) 여울 물에 고기 낚는 어옹(漁翁) 하나

양의 갖옷을 떨뜨리고 벗을 줄을 모르는구나

 

오호라 세인기군평(世人棄君平) 미재(美哉)

군평역기세(君平亦棄世)

황산곡(黃山谷)을 돌아드니

죽림칠현(竹林七賢) 모였더라

영척(寧戚)은 소를 타고 맹호연(孟浩然) 나귀 타

두목지(杜牧之) 보이랴고

백락천변(白樂川邊)을 찾어가니

장건(張騫)의 승사(乘駟)로다

 

여동빈(呂東賓) 백로 타고 맹동야(孟東野) 너른 들의

와룡강(臥龍岡)을 당도하니

학창의() 흑대(黑帶) 띠고

팔진도 축지법(八陳圖 縮地法)

흉장만갑(胸藏萬甲)을 한 연후(然後)

초당(草堂)에 앉아 졸며 대몽시(大夢詩)를 읊네 그려

물외협경(物外狹逕) 다 버리고 탄탄대로 내려가니

문수(汶水)에 배를 타고 이천(伊川)으로 흘러 저어

명도(明道)에게 길을 물어 채석(采石)을 한가지로

염계()로 내려가니 사서삼경(四書三經)

예기(禮記) 춘추(春秋) 집주(集注)만 내시더라

호걸지풍(豪傑之風)이오 성현지학(聖賢之學)이라

 

고래천지기천년(古來天地幾千年)인고

금성옥진(金聲玉振)이 여기로구나

거드렁 거리고 놀아보자

 

 

이해와 감상

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목을 풀기 위하여 부르는 단가이다. 조선조 말기에 많이 불리던 단가로 비교적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역대 명창들이 즐겨 불러왔던 단가의 하나이다.

첫머리에 죽장망혜 단표자(單瓢子)로 천리강산 들어가니.”라는 말이 나오기 때문에 이 단가를 죽장망혜라 한다. 산천을 유람하며 중국의 성현과 시객(詩客)들의 고사를 노래한 것이다. 중모리장단에 평조로 되어 있는 소리가 꿋꿋하고 밀도 있게 잘 짜여져 있다.

 

* 참고문헌 : 한국가창대계(이창배, 홍인문화사, 1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