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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의 정수/고전시가의 정수

장부가, 불수빈 (전문/해석/원문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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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가(=불수빈)

 

어화 청춘 소년님네 장부가(丈夫歌)를 들어 보소.

국내 청년 모아다가 교육계에 넣어 두고

각종 학문 교수하여 인재 양성하는 것도 장부의 사업이요

천리준총 바삐 몰아 칠척 장검 손에 들고

백 만 대병 지휘하여 통일 천하하는 것도 장부의 사업이라.

 

장부가로 노래하니 뜻이 깊고 애가 타서 가슴이 답답 목마르다.

뒷 동산 지는 꽃은 명년 삼월 다시 피되

우리 인생 늙어지면 다시 청춘 어려워라.

개벽 후에 내린 사적 역력히 들어 보소.

 

요순우탕(堯舜禹湯) 문무주공 (文武周公)

공맹안증(孔孟曾顔) 정주자(程朱子)

도덕이 관천(貫天)하사 만고성현 일렀건만

미미한 인생들이 저 어이 알아보리.

강태공(姜太公)과 황석공(黃石公)

사마 양저(司馬穰菹) 손빈 오기(孫臏吳起)

전필승(戰必勝) 공필취(攻必取)는 만고명장 일렀건만

한 번 죽음 못 면했네.

 

멱라수 맑은 물은 굴삼려(屈三閭)의 충혼이요

상강수(湘江水) 성긴 비는 오자서(伍子胥)의 정령(精靈)이라.

채미(採薇)하던 백이 숙제(伯夷叔薺) 천추명절(千秋名節) 일렀건만

수양산(首陽山)에 아사(餓死)하고,

말 잘하는 소진(蘇秦) 장의(張儀)

열국제왕(列國諸王) 다 달래도 염라왕(閻羅王)은 못 달래어

춘풍세우두견성(春風細雨杜鵑聲)에 슬픈 혼백 되었도다.

맹상군(孟嘗君)의 계명구폐(鷄鳴狗吠),

신통군(信陵君)의 절부구조(竊符救趙)

만고호걸 일렀건만 한산세우미초중(漢山細雨微草中)에 일부토만 가련하다.

 

통일천하 진시황(秦始皇)

아방궁(阿房宮)을 높이 짓고 만리장성(萬里長城) 쌓은 후에

육국 제후(六國諸侯) 조공 받고 삼천 궁녀 시위할 제

동남동녀(童男童女) 오백인을

삼신산(三神山) 불사약(不死藥)을 구하려고 보낸 후에

소식조차 돈절(頓絶)하고

사구평대(砂丘平臺) 저문 날에 여산(驪山) 황초(荒草)뿐이로다.

 

역발산(力拔山) 초패왕(楚覇王)

시불리혜추불서(時不利兮不逝)

우미인(虞美人)의 손목 잡고 눈물 뿌려 이별할 제

오강(烏江) 풍랑(風浪 중에 칠십삼전(七十三戰) 가소롭다.

 

동남제풍(東南祭風) 목우유마(木牛流馬)

상통천문(上通天文) 하달지리(下達地理)

전무후무(前無後無) 제갈공명(諸葛孔明)

난세간웅(亂世奸雄) 위왕(魏王) 조조(曹操) 모연추초(暮烟秋草) 처랑하고

 

사마천(司馬遷)과 한퇴지(韓退之)

이태백(李太白)과 두목지(杜牧之)는 시부중(詩賦中)에 문장(文章)이요

 

월서시(越西施)와 우미인과

왕소군(王昭君)과 양귀비(楊貴妃)는 만고절색 일렀건만

황량고총(荒凉孤塚) 되어있고

 

팔백장수(八百長壽) 팽조수(彭組壽)

삼천갑자 동방삭(東方朔)도 차일시(此一時)며 피일시라.

안기생(安期生) 적송자(赤松子)

동해상의 신선이라 일렀건만 말만 듣고 못 보았네.

 

아서라 풍백(風伯)에 붙인 몸이 아니 놀고 무엇하리.

 

 

이해와 감상
덧없이 청춘을 보내고 어느덧 백발이 된 인생의 무상함 을 노래한 것으로, 중모리장단에 맞춰 부르는 판소리 단가. '불수빈(不須嚬)'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