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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의 정수/고전시가의 정수

진국명산 (전문/해석/원문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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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국명산

 

진국명산(鎭國名山) 만장봉(萬丈峰)이요

청천삭출(靑天削出) 금부용(金芙蓉)이라

거벽(巨擘)은 흘립(屹立)하여

북주로 삼각이요

기암(奇巖)은 두기(斗起) 남안잠두(南案蠶頭)로다

좌룡낙산(左龍落山) 우호인왕(右虎仁旺)

서색(瑞色)은 반공(蟠空) 응상궐(凝象闕)이요

숙기(淑氣) 종영(鍾英)출인걸(出人傑)이라

미재(美哉)라 동방 산하지고(山河之固)

성대태평 의관문물

만만세지 금탕이라

연풍코 국태민안하여

구추황국 단풍 시절에

인유이(麟遊而) 봉무(鳳舞)하고

면악등림(緬岳登臨) 하여

취포반환(醉飽盤桓) 하오면

감격군은(感激君恩) 하오리라

남산 송백 울울창창

한강 유수는 호호양양

주상 전하는차산(此山) 유수(流水)같이

성수무강하사 산붕수갈(山崩水渴)토록

천천 만만세를 태평으로만 누리소서

우리도 일민(逸民)이 되어

강구연월에 격양가를 부르리라

부귀와 공명을 세상 사람들께

모두 다 전하고

가다가 아무데나

기산대하 저 명당을 가리어

오간팔작(五間八作)으로 황학루만큼 집 짓고

앞 냇물이 흐르고

내 나이 팔십이 넘거든

승피백운하여 옥경을 올라가

기방두홍 다홍전을

나 혼자 임자 되어

늙을 놀이를 하리로구나

거드렁 거리고 놀아 보세

 

 

이해와 감상

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목을 풀기 위하여 부르는 단가이다. 이 단가를 진국명산이라 하는 것은 첫머리에 진국명산 만장봉이요 청천삭출 금부용(金芙蓉)이라.” 하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남창 가곡 편수대엽과 사설시조의 사설로도 불리며, 서울의 산세와 임금의 만수(萬壽)와 나라의 태평을 비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판소리 명창들이 이 단가를 부른 것이 송만재(宋晩載)관우희(觀優戱)에 보이는 것으로 보아 조선조 순조 무렵에 이미 널리 불린 것 같다. 전승되는 단가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로 보이며, 송만갑(宋萬甲박기홍(朴基洪)과 같은 명창들이 즐겨 불렀다. 중모리장단에 평조로 되어 있고 곡조는 평화스럽고 꿋꿋한 느낌을 준다. 근래에 생긴 운담풍경(雲淡風輕)과 같은 단가가 엇붙임을 많이 써서 앞절의 길이가 다양한 데 비하여 진국명산은 엇붙임을 쓰지 않고 악절의 길이가 일정한 것으로 보아 단가의 고형(古形)을 간직한 것으로 보인다.

*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