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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의 정수/고전시가의 정수

운담풍경 (전문/해석/원문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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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담풍경

 

운담풍경근오천(雲淡風輕近午天) 소거(小車)에 술을 싣고

방화수류과전천(訪花隨柳過前川) 십리사정(十里沙汀) 내려가니

넘노나니 황봉백접(黃蜂白蝶) 쭈루루 풍덩 옥파창랑(玉波滄浪)

떠노나니 도화로다

붉은 꽃 푸른 잎은 산용수세(山容水勢)를 그림하고

나는 나비 우는 새는 춘광 춘흥(春光春興)을 자랑한다

 

어디로 가잤어라

한 곳을 점점 내려가니 언덕위에 초동(樵童)이요 석벽하(石璧下)에 어옹(漁翁)이라

새벽 별 가을 달빛 강심에 거꾸러져

수중 산천 이어있고

편편(翩翩)나는 백구(白鷗)는 한가함을 자랑한다

은린옥척(銀鱗玉尺) 펄펄 뛰고 쌍쌍 원앙(雙雙鴛鴦)이 높이 떠

청풍은 서래(徐來)하고 수파는 불흥(不興)이라

종일위지소여(縱一葦之所如)하여 능만경지망연(凌萬頃之茫然)이라

살과 같이 가는 배는 양진(陽津) 포진(浦津) 배회로다

남해팔경 소상동정(瀟湘洞庭) 청풍적벽(淸風赤壁)이 이 아니냐

 

풍월강산 구경하고 동해로 건너갈 제

아동방(我東方) 금수강산

동금강(東金剛) 서구월(西九月) 남지리(南智異) 북향산(北香山)

가야산 속리산을 편답(遍踏)하고

삼각산 올라서서 금부용(金芙蓉) 만장봉에

서색(瑞色)은 반공(磻空)이라

남산송백은 울울창창 한강유수는 호호양양(浩浩洋洋)

춘대일월(春臺日月) 태평기색 만만세지(萬萬歲之) 금탕(金湯)이라

 

주상전(主上殿下)하는 차산수류(此山水流)같이

산붕수갈(山崩水渴)토록 성수무강(聖壽無疆)하사

천천만만세를 태평으로만 누리소서

우리도 일민(逸民)이 되어 격양가(擊壤歌)를 부르리라

아니 놀고 무엇을 할거나 거드렁거리고 놀아보자

 

 

1. 이해와 감상

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목을 풀기 위하여 부르는 단가이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단가로 일제강점기에 많이 불렸으며, 강태홍(姜太弘김초향(金楚香)과 같은 명창들이 즐겨 불렀다. 이 단가를 운담풍경이라 함은 첫머리에 운담풍경근오천(雲淡風輕近午天)’이라는 자연에 대한 시구가 나오기 때문이다. 죽장망혜·만고강산과 같이 봄날에 산천경치를 즐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중모리장단에 평조로 되어 있는데, 엇붙임을 써서 악절의 길이가 다양하게 변하여 아기자기한 느낌을 준다.

 

*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