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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의 정수/고전산문의 정수

삼국유사(三國遺事) - 신라 시조 혁거세왕(赫居世王)과 비(妃) 알영(閼英) ※ '신라 시조 혁거세왕(赫居世王)과 비(妃) 알영(閼英)'은 '삼국유사' 제1권에 실려 있다. 옛날 진한(辰韓) 땅에 양산촌(楊山村), 고허촌(高墟村), 대수촌(大樹村), 진지촌(珍支村), 가리촌(加利村), 고야촌(高耶村)이라는 여섯 마을이 있었는데, 기원전 69년 3월 1일, 이들 여섯 마을 촌장들은 각각 자제들을 데리고 ‘알천(閼川)’이란 시냇가에 모여 의논을 했다. “우리에게 임금이 없으면 백성을 다스릴 수가 없다. 그러니 덕 있는 사람을 찾아 임금으로 삼아야 한다.” 이렇게 결정하고는 모두들 높은 산으로 올라갔다. 그때 남쪽 양산 아래에 있는 나정(羅井) 옆에 이상한 기운이 뻗쳐 있고, 흰 말 한 마리가 꿇어 엎드려 절하는 모습이 보였다. 모두 내려가 보았더니 그곳에는 커다란 자줏빛 알 하나가 ..
삼국유사(三國遺事) - 도화녀(桃花女)와 비형랑(鼻荊郞) ※ '도화녀(桃花女)와 비형랑(鼻荊郞)'는 '삼국유사' 제1권에 실려 있다. 신라 25대 진지왕(眞智王)은 방탕한 임금이었다. 도화랑(桃花娘)이라는 여인이 아름답다는 말을 들은 진지왕은 그녀를 궁중으로 불러들여 갖은 말로 유혹했다. 그러자 도화랑은 남편을 섬기고 있는 동안에는 임금이라 할지라도 그럴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죽여도 그렇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거리에서 목을 베일망정 지아비가 있는 한 따르지 못하겠습니다.” “만일 네 남편이 죽는다면 어찌하겠는가?” “그때는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런 일이 있던 해에 진지왕은 왕위에서 쫓겨나 죽고 말았다. 3년 후에 도화랑의 남편 역시 죽었다. 남편이 죽은 지 열흘 만에 도화랑의 방에, 죽은 진지왕이 살았을 때 모습 그대로 나타났다. 도화랑은 부..
삼국유사(三國遺事) - 태종(太宗) 김춘추(金春秋)와 김유신(金庾信)의 누이동생 문희(文姬) ※ '태종(太宗) 김춘추(金春秋)와 김유신(金庾信)의 누이동생 문희(文姬)'는 '삼국유사' 제1권에 실려 있다. 어느 날 밤, 문희의 언니 보희(寶姬)가 꿈을 꾸었다. 서쪽 산마루에 올라가 오줌을 누는데, 그 오줌이 서울 장안을 휩쓰는 것이었다. 이튿날 아침, 보희는 꿈 이야기를 동생 문희에게 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문희는 그 꿈을 사겠다며 비단 치마 한 감을 주고는 옷깃을 벌려 꿈을 받아들였다. 열흘이 지난 정월 보름날이었다. 문희의 오빠 김유신은 자기 집 앞길에서 김춘추와 공차기를 하다가 일부러 김춘추의 옷깃을 떼고는 집 안으로 들어가 꿰매자고 했다. 집으로 김춘추를 데리고 들어온 김유신은 먼저 보희에게 옷깃을 꿰매라고 하였으나, 보희는 사소한 일 때문에 남자와 가까이 할 수 없다며 거절하였다...
삼국유사(三國遺事) - 고구려(高句麗) ※ '고구려(高句麗)'는 '삼국유사' 제1권에 실려 있다. 고구려의 시조 동명 성왕은 성은 고(高), 이름은 주몽(朱蒙)이다. 앞서 북부여 왕 해부루가 천제의 명을 받고 동부여로 옮겨가 아들 금와에게 왕위를 물려 주고 죽었다. 어느 날, 금와왕은 태백산 남쪽 우발수(優渤水)에서 한 여자를 만났다. 그 여자는 하백(河伯)의 딸 유화(柳花)였다. 유화는 천제의 아들이라는 해모수의 꾐에 빠져 그와 결혼을 했다. 그러자 하백은 부모의 승낙을 얻지 않고 결혼했다 하여 딸을 쫓아내 버렸다. 금와왕은 유화에게 방 한 칸을 내 주고 지내도록 하였는데, 한 줄기의 햇빛이 들어오더니 유화의 몸을 비추는 것이었다. 몸을 피하면 햇빛은 다시 따라왔다. 유화는 그 날로 임신이 되어 얼마 후 다섯 되가 들어갈 만한 큰 알 하나를..
삼국유사(三國遺事) - 김제상(金堤上)/박제상(朴堤上) ※ '내물왕(奈勿王)과 김제상(金堤上)'은 '삼국유사' 제1권에 실려 있다. ※ '삼국사기'에는 김제상이 박제상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삼국사기'를 따랐다. 신라 17대 내물왕 36년(391), 일본에서 온 사신이 왕에게 두 나라의 화평을 위해 왕자(王子) 한 사람을 일본에 사신으로 보내 달라고 청하였다. 내물왕은 셋째 왕자 미사흔[未斯欣, 미해(美海)]에게 신하 한 사람을 딸려 사신으로 보냈는데, 이때 미사흔의 나이는 겨우 10세였다. 그 후, 일본은 미사흔을 볼모로 잡아 30년이 지나도록 보내 주지 않았다. 내물왕이 승하하고 19대 눌지왕(訥祗王)이 즉위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고구려 장수왕(長壽王)이 사신을 보내 왕의 아우인 복호[卜好 보해(寶海)]를 고구려로 보내 달라고 청하였는데 어진 복호와 ..
삼국유사(三國遺事) - 김유신(金庾信) ※ '김유신(金庾信)'는 '삼국유사' 제1권에 실려 있다. 김유신(金庾信)은 각간(角干) 김서현(金舒玄)의 큰아들로, 신라 진평왕(眞平王) 17년에 태어났는데, 등에 북두칠성 모양의 점이 있었다. 검술을 익혀 18세에 국선(國仙)이 되었는데 어디서 온 사람인지 모르는 백석(白石)이란 낭도와 사귀게 되었다. 김유신이 삼국을 통일할 뜻을 품은 것을 안 백석이 김유신을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고구려와 백제를 치려면 저와 함께 먼저 고구려에 잠입하여 그들의 동태를 살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김유신은 백석의 그럴 듯한 말에 넘어가 밤에 몰래 고구려를 향해 출발했다. 어느 산마루에서 쉴 때 처녀 두 명이 뒤를 따랐고, 골화천(骨火川)이란 곳에서 잘 때 갑자기 처녀 하나가 또 나타났다. 김유신은 그들과 이야기를 ..
삼국유사(三國遺事) - 단군신화(檀君神話) ※ '단군신화(檀君神話)'는 '삼국유사' 제1권 첫머리에 실려 있다. 옛날 환인(桓因) 천제(天帝)에게 환웅(桓雄)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환웅은 인간 세계를 다스리기 위해 환인에게서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얻어 무리 삼천 명과 함께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기 위해 태백산 신단수(神壇樹) 아래로 내려 왔다. ‘삼국유사’에는 태백산이 묘향산(妙香山)이라 쓰여 있다. 그리하여, 환웅은 신시(神市)*를 세우고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와 함께 세상을 다스렸다. 풍백은 바람의 신, 우사는 비의 신, 운사는 구름의 신을 말하는데 환웅은 이들과 함께 인간 세계의 360가지 일을 주재하며 세상을 다스렸다. 이때 곰 한 마리와 호랑이 한 마리가 환웅에게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빌었다. 환웅은 곰과 호랑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