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痛哭) - 이상화 (전문/해석/원문파일)
하늘을 우러러 울기는 하여도 하늘이 그리워 울음이 아니다. 두 발을 못 뻗는 이 땅이 애닯아 하늘을 흘기니 울음이 터진다. 해야 웃지 마라 달도 뜨지 마라 (『개벽』 55호, 1925.1) * 이상화 : 상화(尙火, 想華). 무뉘. 무성(無星). 백아(白啞). 대구 출생(1901), 중앙학교 입학(1915), 3·1운동 때 대구에서 거사하려다 실패(1919), 문학 동인지 『백조』 동인(1922), KAPF에 참여(1925), 의열단 이종암 사건으로 구금(1927), 중국으로 건너감(1935), 귀국 후 체포되어 옥고를 치름(1936), 사망(1943). ◈ 해석 화자는 ‘하늘’을 ‘우러러’ 보며 현실에 대한 절망감으로 인해 슬퍼하지만, 마냥 평화로운 세계를 그리워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의 부조리와 문제..
가장 비통한 기욕(祈慾) - 간도 이민을 보고 - 이상화 (전문/해석/원문파일)
아, 가도다, 가도다, 쫓겨가도다 잊음 속에 있는 간도(間島)와 요동(遼東)벌로 주린 목숨 움켜쥐고, 쫓겨 가도다 진흙을 밥으로, 해채*를 마셔도 마구*나, 자졌드면, 단잠은 얽맬 것을 ― 사람을 만든 검*아, 하루 일찍 차라리 주린 목숨, 뺏어 가거라! 아, 사노라, 사노라, 취해 사노라 자폭(自爆) 속에 있는 서울과 시골로 멍든 목숨 행여 갈까, 취해 사노라 어둔 밤 말없는 돌을 안고서 피울음을 울으면, 설움은 풀릴 것을 ― 사람을 만든 검아, 하루 일찍 차라리 취한 목숨, 죽여 버려라! (『개벽』 55호, 1925.1) * 기욕 : 기도하는 간절한 마음. * 해채 : 시궁창에 고인 더러운 뻘물을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 또는 맵고 쓴 나물. * 마구 : 마구간. * 검 : 신(神) 또는 조물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