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어의 정수/현대시의 정수

[완벽정리] 접동새 - 김소월 (전문/해석/원문파일)

접동새.hwp
0.12MB
접동새.pdf
0.08MB

접동새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ㄴ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두쪽의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 보랴

오오 불설워

시샘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 되는 오랍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산 저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 김소월

 

핵심 정리

* 성격 : 감상적, 향토적, 전통적, 애상적, 민요적

* 어조 : 애상적 어조, 비애에 사로잡힌 애절한 목소리

* 운율 : 3음보 율격

* 제재 : 접동새 설화

* 주제 :

1) 현실의 비극적 삶을 초극하려는 애절한 혈육의 정

2) 식민지 지식인의 허무 의식과 슬픔

3) 죽어서도 잊지 못하는 혈육의 정과 한

* 특징 :

1) 의성어와 방언의 사용이 두드러짐

2) 설화에서 모티프를 차용함

* 출전 : 배제 2(1923)

 

2. 이해와 감상

이 시는 김소월의 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형적인 한의 정조를 주제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계모와 의붓딸의 갈등, 한을 남기고 죽은 혼의 부활, 구슬픈 접동새의 울음소리 등 비극적인 한의 정서를 드러내기에 가장 손쉽고 적합한 소재를 통해 독자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특히 서북 지방에 전해오는 구체적인 설화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삶에서의 비극성을 드러냄으로써 친숙하고 자연스럽게 주제를 전달하고 있으며 3음보의 민요적 가락, 소박하고 향토색 짙은 시어의 선택, 애상적인 어조 등도 주제를 드러내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3. 심화 감상

이 시는 ㅍㅇ안도 지역에 퍼져 있는 접동새 전설을 바탕으로 창작된 시이다. 접동새는 그 울음소리로 인하여 대단히 한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새이다. 이 시에 담긴 정서는 죽어서 새가 된 누나가 동생들을 염려하는 지극한 정이다. 그것은 억울하게 죽은 자신의 사연을 호소하는 차원을 넘어서 동생들에 대한 짙은 염려가 담긴 울음인 것이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혼이 새나 나비가 되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야기는 장화홍련전에도 나타나며 많은 구전 설화에도 등장하는 것으로, 우리 문학의 소재적 전통의 한 축을 이룬다. 새는 수많은 문학 작품에서 감정 이입의 대상으로 표현되어 왔다. 대개 살아생전에 풀지 못한 한이 새라는 형태로 표상화되는 경우가 많다.

 

4. 시상의 전개

이 시의 기본 골격은 죽음 비련 비탄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누나의 죽음은 의붓어미의 시샘이라는 타의에 의해 이루어짐으로써 한을 품은 죽음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죽은 자(누나)에게는 원이며, 그것을 말하는 자(화자)에게 한이 되는 것이다.

 

5. 접동새의 전설

접동새는 두견새, 소쩍새, 불여귀, 귀촉도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각각의 이름마다 고유한 설화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그 슬픈 울음소리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한다. 다음은 이 시의 배경 설화라 할 수 있는 서북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접동새의 전설이다.

평북 박천의 진두강 가에 한 소녀와 아홉 동생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가 계모를 맞아들였다. 계모는 성격이 포악하여 전실 소생의 자식들을 학대했다. 소녀는 나이가 들어 박천의 어느 도령과 혼인을 맺었다. 부자인 약혼자 집에서 많은 예물을 보내 왔는데 이를 시기한 계모가 소녀를 농 속에 가두고 불을 질렀다. 아홉 동생은 죽은 누이가 타버린 재를 헤치고 울었는데, 이때 재 속에서 한 마리 접동새가 날아올랐다. 접동새가 된 소녀는 계모가 무서워 남들이 다 자는 야삼경에만 아홉 동생이 자는 창가에 와서 슬피 울었다. 한편 계모는 후에 범죄 사실이 알려져 관아에서 자신이 저지른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사형에 처해졌는데, 여기서는 까마귀가 나왔다.”

 

6. ‘접동새의 시적 화자

2연과 4연의 시적 화자는 누나가 죽어서 접동새로 변했다고 생각하는 남동생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런데 3연에서는 옛날, 우리나라 / 먼 뒤쪽의라고 하여 화자가 옛날 이야기를 하는 현대인으로 바뀌는 한편, 그러면서도 누나라는 호칭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말하자면 이 작품의 시적 화자는 죽은 누이의 남동생과 우리나라의 현대인 전체를 넘나들고 있어서, 누구라고 확정지어 말하기가 힘들다. 이는 결국 이 시에서 노래하는 한은 죽은 누이와 동생들만의 한이 아닌, 우리 민족의 보편적 한임을 뜻하는 것이다.

 

7. 문학 작품에 나타난 한

우리 문학에서 이별의 애한(哀恨)이나 기다림의 정한은 주로 시 문학에 나타나고 있다. 시 문학에 나타나는 애한이나 정한은 막연한 눈물의 미학으로만 처리되는 것이 아니고, 외로움과 슬픔의 현실에서 체념을 배우며 관용의 인격 윤리를 형성하고 있다. 한의 정서가 단순히 상실감(임과의 작별)만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정한적 의지관, 즉 생명의 의지, 허무에의 의지, 민족적 의지가 담겨 있다. - 국어국문학 자료 사전

 

8. 소월 시의 한과 민요와의 관계

소월 시의 저변에 흐르는 한은 한민족의 심층에 깔린 저서이다. 이것은 고려 속요나 시조에서 살펴볼 수 있거니와 그 외에도 구전하는 민요나 민담에서 쉽게 발견되는 것들이다. 여러 민요를 살펴보면 소월이 그의 시에서 노래한 이별의 한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민요에 내포된 한의 정서에는 특히 비기능요(노동요 같은 어떤 기능성을 띤 노래가 아닌 민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한국 민요의 정서가 소월 시의 정서와 일치한다는 점은 여러 평가들에 의해 지적된 바 있다.

 

9. 서정주 귀촉도와의 비교

이 시는 촉나라 망제가 죽어 그 혼이 화하였다는 귀촉도의 전설을 모티프로 하여 죽은 임을 그리워하는 비통함을 표현한 작품인 서정주의 귀촉도와 같은 대상(접동새와 귀촉도는 같은 새에 붙여진 다른 이름이다)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 설화적 전통에 기대어 현실적 삶에서의 한의 비극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 전통적 정서를 3음보의 민요적 가락에 실어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10. 1920년대 민요시 운동과 소월

1920년대의 시적 탐구의 한 흐름을 이루었던 민요시 운동은 그 직전의 서구 지향적 동인지 운동의 경향에 대한 반동이며, 주체성 재발견의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운동은 그 문학사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작품으로서의 성과는 괄목할 만하지 못했다. 김억, 김동환, 주요한 등이 율조의 단조로움과 반복적 구성에 의지하여 향토적 소재의 시적 형상화를 시도하였으나, 그 문학 작품으로서의 가치는 높이 평가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소월의 작품들이 주목되는 것이다. 그의 시에서는 율조의 전통성, 소재의 향토성, 어휘 선택 및 용법, 그리고 민담적 소재의 구사에 있어서 민요시적 요소가 발견되었는데 같은 시대의 다른 민요시에 비해 비교적 높은 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11. ‘아우래비에 대한 해석

이 시의 아우래비 접동이라는 구절에서 아우래비를 어떻게 볼 것이냐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나,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이것을 아홉 오래비의 활음조로 보는 입장을 들 수 있다. 설화에서도 10남매가 등장하고 있어 이러한 설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진 바 있다. 그러나 마지막 연에 나오는 오랩동생이라는 말에 주목하여 오라비와 남동생이라는 해석도 일리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사실 음운학적으로 볼 때 이 단어에 활음조가 적용되엇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우오래비아우래비로 발음되는 것은 자연스러우나 아홉 오래비아우래비로 되는 것은 활음조로도 설명되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12. 상호텍스트

1) 조지훈, 석문 : 전통에 대한 조지훈의 관심을 보여주는 시로, 그의 고향인 경북 영양 일월산 황씨 부인 사당에 전해지는 전설을 소재로 하여 풀리지 않는 원한을 노래한 작품이다.

2) 서정주, 신부 : 혼인 첫날밤에 생긴 오해로 인해 신부가 40~50년을 첫날밤 모양 그대로 앉아 있었고 신랑의 손길이 닿고서야 재가 되어 내려앉았다는 비극적 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13. 연습 문제

1) ‘의 상징성에 대해 노래한 다양한 작품을 읽고 말해보자.

- 고시 황조가에 나타난 새는 이별의 한을 표현한 감정이입의 대상이며, 리처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에 나타난 새는 초월의 가능성을 지닌 인간의 무한한 능력을 상징하는 존재이다. 박남수의 시 에서의 새는 문명의 폭력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순수 그 자체를 상징한다. 이렇게 볼 때 새는 단순한 감정이입의 대상에서부터 자유와 신념, 그리고 초월적 의지를 상징하는 존재로 폭넓게 사용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이 시에서 재생을 통한 영원불멸의 삶을 의미하는 시어를 찾아 쓰라.

- 접동새

3) 7.5조는 우리 전통의 가락이 아닌데도 민요적인 것으로 이해되는 까닭이 어디 있는지 설명해보라.

- 전통적인 민요의 3음보 율격에 부합하므로

4) 접동새가 다른 곳으로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우는 이유를 쓰라.

- 아홉이나 남아있던 오랍동생을 못 잊기 때문에

5) 5연의 내용과 역사적 현실을 관련지어 시의 화자가 어떠한 존재인지 20자 정도로 쓰라.

- 좌절과 한 속에서 방랑하는 식민지 지식인

6) 이 시의 창작 배경이 되는 민담을 몰라도 이 시를 이해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 이 시는 전설에서 그 제재를 끌어온 작품을 민요적 가락과 정조를 근대시로 살려 놓은 점이 값지다고 할 수 있다. 민요의 대체적인 모티프가 되고 있는 불행하고도 비극적인 생활과 사랑의 정한’, ‘채워지지 않는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그 별리의 정한등이 이 시에 나타나 있다. 따라서 굳이 배경 설화를 모른다고 하더라도 의붓어미의 시샘에 한을 품고 죽은 소녀가 동생들이 걱정이 되어서 밤마다 울고 다닌다는 것만으로도 혈육의 사랑 때문이라는 휴머니즘적 측면을 이해하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다.

7) ‘접동새와 다음 시조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소재를 찾아보고, 그것이 시적 화자의 심정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말해보자.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 졔 / 일지 춘심을 자규ㅣ야 아랴마는 /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드러 하노라

- 제시된 시조에서는 화자가 새를 통하여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고, 그 심정을 접동새가 알아주리라 믿고 있다. 자규, 즉 접동새가 화자의 임에 대한 깊은 그리움과 연정을 알아서 화자와 함께 잠 못 들어하며 울어주는 것을 자신의 처지와 심정에 비유하면서 동일화하고 있다.

8) ‘접동새에서 고유어와 사투리의 사용이 시적 분위기와 어떠한 관련을 갖는지 이야기해 보자.

- ‘아우래비아홉 오래비를 활음조로 바꾼 표헌이다. 불설워오랩동생과 같은 시어는 평안도 사투리이다. 이들은 토착적인 시어로 전통적이고 향토적인 시의 분위기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즉 이 시의 고유어와 사투리의 사용은 토착적, 향토적인 분위기를 환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