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어의 정수/현대시의 정수

[완벽정리] 진달래꽃 - 김소월 (전문/해석/원문파일)

진달래꽃.hwp
0.13MB
진달래꽃.pdf
0.07MB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김소월

 

핵심 정리

* 성격 : 토속적, 민요적

* 경향 : 유교적 휴머니즘

* 미감 : 애상미

* 운율 : 3음보의 율격, 각운

* 어조 : 여성적 어조

* 표현 : 반복적인 리듬과 음악성이 돋보임

* 제재 : 진달래꽃

* 주제 : 승화된 이별의 정한

* 특징 :

1) 토속적 사투리와 사랑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처리한 서정시의 백미

2) 순종의 미덕이 잔잔하게 깔려 있으면서 내면으로는 여성의 강한 만류의 뜻이 담겨 있음

* 출전 : 개벽(1922)

 

2. 이해와 감상

승화된 이별의 정한이라고 일단 이해할 수 있는 이 시의 주제는 고전시가 가시리나 황진이의 시조 어져, 내 일이야~’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것이다.

그러나 진달래꽃에서 그러한 주제를 이끌어 내는 것만으로 작품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얼핏 보기에는 단순한 듯한 이 시적 진술 속에는 한마디로 단정되기 어려운 아주 미묘하고 야릇한 감정의 움직임이 엿보인다. 여성으로 짐작되는 이 시의 화자는, 표면적으로 적어도 임과 언제 이별을 하더라도 무방하다는 태도를 보이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어떠한 일이 있어도 결코 임을 보내고 싶지 않다는 진심을 그 속에 숨겨 놓고 있다. 표면적인 과장과 허세가 역설적으로 그의 내면적 진실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그 특유의 과장은 2,3연에서 확인된다. 임이 가시는 길에 진달래꽃을 뿌릴 테니 그것을 즈려 밟고 가 달라고 화자는 말한다. 떠나가는 사람 앞에 꽃을 뿌린다는 것은 물론 비현실적인 행위이지만, 그것이 아름다운 이유는 임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나의 사랑이 변함없다는 데 있다. 그 행위는 표면적으로는 불가(佛歌)에서 말하는 산화공덕(임이 가시는 길에 꽃을 뿌려 그 걸음을 영화롭게 한다는 축복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표면적인 뜻에 매달려 시를 이해할 때, 우리는 거기서 한 여인의 비현실적이고 싱거운 포부밖에는 발견하지 못한다. 이 축복의 이면에는 오히려 가겠다는 임을 강력히 만류하는 뜻이 담겨져 있다. 이양하 교수는 소월의 진달래와 예이츠의 꿈에서 그가 아일랜드의 시인 예이츠의 하늘나라의 옷을 읽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예이츠의 은 소월의 진달래에 상응하는 것인데, 그것들은 공통적으로 그들이 가진 모든 것, 즉 혼신의 사랑을 의미한다. 특히 진달래는 그것이 지닌 붉은 색감에 의해 불타오르는 사랑의 이미지를 환기시켜 준다. 그리하여 사뿐히 즈려 밟고라는 말은 나의 사랑을 무참히 짓밟지는 말라는 뜻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화자가 여성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의 사랑이 여성화된 꽃의 이미지를 통해 표현된 것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3. 심화 감상

우리 문학사를 살펴보면 우리 민족이 고난과 시련의 상황에 놓일 때, 찾아 헤매던 동경과 이상의 대상으로 을 노래한 작품이 집중적으로 나타남을 발견할 수 있다. 고려 때는 고려가요인 가시리, 서경별곡, 동동, 정과정, 정석가등을 통해, 조선 중기에는 정철의 가사 사미인곡, 속미인곡및 여류 시인들의 시조를 통해, 주권을 상실한 일제 치하에선 김소월, 한용운, 변영로 등의 시를 통해 의 문학을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단순히 사랑하던 연인과의 이별을 개인적인 감정으로 노래한 시가 아니라 이때의 임은 차원 높은 임으로 일제 치하의 식민 상황에서 우리 민족이 동경하고 찾아 헤매던 상실된 주권을 노래한 작품이라 하겠다.

 

4. 민요적 구조 aaba 구조

우리 민요나 민요시는 대부분 aaba 구조로 되었다. 작품이 4행이나 4연으로 구성되었을 때, 첫째·둘째·넷째의 구조는 동일하고, 셋째 구조만 다른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구조의 대표적 작품으로 고려 가요 청산별곡을 들 수 있다. ‘진달래꽃의 네 연은 aaba의 민요적 구조로 되었다. 1, 2, 4연은 드리오리다, 뿌리오리다, 흘리오리다로 끝나면서 행위의 주체는 시적 자아인 로 되었으나 3연은 행위의 주체가 으로 나타나 임에 대한 시적 자아의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다.

 

5. 소재 진달래꽃의 상징적 의미

이 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진달래꽃이다. ‘진달래꽃은 단순히 영변 약산에 피어 있는 어떤 꽃이 아니라, 시적 화자의 임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을 표상하기 위하여 선택된 시적 자아의 분신이다. 진달래꽃은 시적 화자의 아름답고 강렬한 사랑의 표상이요, 떠나는 임에 대한 원망과 슬픔이며, 끝까지 임에게 헌신하려는 정성과 순종의 상징이다.

 

6. ‘진달래꽃의 형태와 율격

자유시로서 7.5조의 3음보 율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각 연이 12음보, 21음보, 33음보로 행에 따른 호흡의 속도를 다르게 함으로써 리듬의 변화를 주고 있다. 종결 어미 ‘-오리다의 반복을 통해 음악적 리듬감을 형성하여 음악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1연과 4연의 형태가 같은 수미상관의 구조를 통해 주제를 강조하고 구성의 안정감을 주고 있다.

 

7. 김소월 시의 일반적 특징

1) 민요적 운율 3음보의 율격

2) 민족적 정서 한과 슬픔

3) 향토적 요소 주로 지명으로 나타남 (정주 곽산, 삭주 구성, 삼수갑산, 영변 약산, 왕십리, 진두강 등)(, 진두강은 작위적 지명이다)

4) 상실의 미학 김소월 시의 표층 구조는 임과의 이별과 고향 상실이지만, 심층 구조는 조국과 주권의 상실이다. 따라서 그의 시에서 시적 자아는 고향과 집을 잃고 임과 이별한 채 떠돌아다니는 나그네 신세로 나타난다.

 

8. ‘가시리, 서경별곡, 진달래꽃의 시적 화자 태도 비교

진달래꽃과 고려속요 가시리, 서경별곡은 이별의 정한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보인다. 하지만 서경별곡의 화자는 가는 임에 대해 하소연, 다짐, 원망, 질투심까지 나타내는 반면, ‘가시리, 진달래꽃의 화자는 임을 고이 보내 드린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또한 가시리는 임이 돌아오기를 끝까지 기다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임을써 언제까지나 이별의 슬픔을 인내하겠다는 진달래꽃의 화자와 태도상의 차이를 보인다.

 

9. 연습 문제

1) 임이 가시는 길에 꽃을 뿌리겠다는 것은 그 행위가 지니는 표면적인 의미와 내면적 진실이 상반된 것일 수 있겠다. 그 상반된 의미를 설명해보라.

- 표면적으로는 임의 가시는 길에 꽃을 뿌려 그 걸음을 영화롭게 한다는 축복의 의미를 지니지만, 내면적으로는 차마 나의 사랑을 짓밟고 가시지는 못하리라는 만류의 뜻이 담겨 있다.

2)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에는 한국 여인의 인고의 정신이 나타나있다. 이러한 태도와 관계가 깊은 4자의 한자성어를 쓰라.

- 애이불상, 애이불비

3)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라고 말한 이유를 2(135, 띄어쓰기 포함) 정도로 쓰라.

- 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슬픔을 이지적으로 참아, 임의 가시는 발길에 축복을 보내고 싶은 화자의 임에 대한 깊은 사랑 때문이다.

4) 이 시와 고려가요 가시리에서 작품 속의 화자가 감정을 드러내는 방식의 차이를 한 문장으로 쓰라.

- ‘진달래꽃의 화자는 이별의 슬픔을 역설적으로(극적으로) 드러낸 반면, ‘가시리의 화자는 그것을 직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4) ‘진달래꽃에서 한의 정서가 구조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 차마 헤어지기 어려운 상황을 설정하고, 이별의 슬픔을 인종의 의지력으로 극복해 내는 연인을 시적 자아로 하여, 시간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는 갈등과 긴장을 이루며 전개되는 사랑과 인생의 근원적 원리를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