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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의 정수/현대시의 정수

가는 길 - 김소월 (전문/해석/원문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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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번 -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개벽40, 1923.10.)

 

 

* 김소월 : 김정식(金廷湜). 평안북도 구성 출생(1902), 오산학교 중학부 입학(1915), 배재고보 졸업(1923), 영대(靈臺)동인 활동(1924), 자살(1934).

 

해석

이 시는 7·5조의 3음보 율격으로 우리 민족의 정한을 진솔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2연에서는 이별의 아쉬움으로 인한 내면적 갈등을 보여주고 있으며, 2연에서는 화자를 재촉하는 시적 상황이 제시되어 있다.

그립다고 말을 하니 어렴풋하던 그리움이 선명하게 떠올라 더욱 아쉬워진다. 지는 해와 까마귀는 떠나는 화자의 마음을 더욱 허전하게 만든다. 앞뒤의 강물은 아쉬움에 망설이는 화자를 재촉한다. 이처럼 화자의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을 까마귀강물이라는 객관적 상관물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객관적 상관물 외에도 유음과 비음 등의 유성음으로 이루어진 시어, 간결한 형식 등은 화자의 아쉬움과 그리움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